돈을 줄 테니 이 글 하나만 실어달라. 어느 정도 방문자가 쌓인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이런 식의 원고 대행 제안을 한 번쯤 받아보게 됩니다. 흔히들 이렇게 생각하죠. 내 블로그니까, 협찬 표시만 제대로 하면 무슨 글을 실어도 문제 될 게 없다고요. 그런데 구글은 이 생각과 정반대되는 정책을 이미 2024년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로 '사이트 평판 남용(Site Reputation Abuse)' 정책입니다.
사이트 평판 남용이란 정확히 뭘까
구글 공식 스팸 정책 문서는 이 정책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독립적인 제3자 콘텐츠가 호스트 사이트의 이미 확립된 순위 신호를 이용할 목적으로 게시되는 전술"이라고요. 여기서 말하는 제3자 콘텐츠란 프리랜서, 화이트라벨 대행사, 사이트에 직접 고용되지 않은 외부 인력이 작성한 자료를 뜻합니다.
쉽게 풀면 이렇습니다. 오랫동안 좋은 콘텐츠를 쌓아 검색 순위가 높아진 사이트에, 그 순위 신호에 무임승차하려는 목적으로 남이 쓴 글을 끼워 넣는 행위를 구글이 스팸으로 분류한다는 뜻이에요. 원고를 누가 썼는지보다, 왜 그 글이 이 사이트에 올라왔는지를 구글이 들여다보는 셈이죠.
언제, 왜 이 정책이 만들어졌나
구글은 2024년 3월 코어 업데이트와 함께 이 정책을 공식 발표했고, 같은 해 5월부터 실제 수동 조치(매뉴얼 액션)를 시행하기 시작했다고 여러 SEO 매체가 전하고 있습니다. 이후 2024년 11월 19일, 구글 검색품질팀은 정책에 있던 허점 하나를 명확히 닫았습니다. 호스트 사이트가 편집 감수를 했더라도, 그 콘텐츠가 순위 신호를 이용할 목적으로 게시됐다면 여전히 정책 위반이라고 못 박은 거예요.
2026년 현재까지도 이 정책은 사람이 직접 검토해 처리하는 수동 조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적발하는 버전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수동 조치라고 해서 가볍게 볼 일은 아니에요. 적발되면 해당 페이지나 서브디렉토리 전체가 검색 결과에서 통째로 빠질 수 있거든요.
위반 사례와 허용되는 사례, 구글이 직접 든 예시
구글이 공식 문서에서 예로 든 사례를 보면 경계가 꽤 뚜렷합니다.
| 구분 | 구글이 든 예시 |
|---|---|
| 위반 사례 | 교육 사이트가 제3자 작성 대출상품 리뷰 페이지를 호스팅 |
| 위반 사례 | 의료 정보 사이트에 사이트 주제와 무관한 카지노 콘텐츠 게재 |
| 위반 사례 | 영화 리뷰 사이트에 방문자 기대와 동떨어진 주제 페이지 삽입 |
| 허용 사례 | 통신사·보도자료 배포 서비스, 신디케이션 계약을 맺은 언론사 |
| 허용 사례 | 포럼, 댓글 섹션 같은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
| 허용 사례 | 제휴 링크를 적절히 표시·처리한 페이지 |
| 허용 사례 | 순위 목적이 아니라 독자에게 정보를 전달할 목적의 제3자 콘텐츠 |
정리하면 기준은 '누가 썼느냐'가 아니라 '왜 실었느냐'입니다. 같은 제휴 콘텐츠라도 사이트 주제와 맞고 독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면 문제없지만, 순위만 빌리려는 목적이 뚜렷하면 걸릴 수 있어요.
개인 블로그 운영자에게도 남 얘기가 아닌 이유
이 정책이 대형 언론사만 겨냥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개인이 운영하는 규모의 서브디렉토리에도 적용된 사례들이 SEO 업계에서 계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검색에 어느 정도 노출되기 시작한 블로그일수록 이런 제안이 더 자주 들어와요. "이미 순위가 있는 도메인이니 우리 글 하나만 얹어달라"는 식의 원고 대행·외주 콘텐츠 제안이죠.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협찬·제휴 표시 문구를 제대로 넣었다고 해서 이 구글 정책까지 자동으로 통과되는 건 아니라는 점이에요.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시·광고 심사지침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적 의무이고, 사이트 평판 남용은 검색 순위를 지키기 위한 구글의 별도 정책입니다. 두 기준은 겹치지 않아요. 협찬 표시 관련 기준은 협찬·제휴 표시 문구,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착각을 다룬 글에서 따로 정리해뒀으니 함께 확인해두면 좋습니다.
스스로 점검해볼 체크리스트
- 이 원고가 우리 블로그의 주제·독자와 실제로 맞닿아 있는가, 아니면 순위만 빌리려는 이질적인 콘텐츠인가
- 원고를 그대로 게시만 하는 구조인가, 아니면 편집권을 실제로 행사하며 수정·검토하고 있는가
- 대가를 받고 게시하는 이유가 '독자에게 유용해서'인가, '이미 순위가 있어서'인가
- 같은 방식의 원고를 짧은 기간에 여러 편 연속으로 받아 게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 원고 대행사가 "검색 상위에 있는 블로그만 골라 제안한다"는 식으로 접근하지는 않았는가
이 중 두세 개 이상 걸린다면, 원고료가 아무리 매력적이어도 한 번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이런 원고를 실었거나, 지금 검토 중이라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구글 서치콘솔의 '보안 및 수동 조치' 메뉴를 확인하는 겁니다. 실제로 수동 조치가 걸렸다면 이 메뉴에 알림이 뜨고, 어떤 페이지가 문제인지도 함께 안내됩니다. 알림이 없더라도, 위 체크리스트에 걸리는 콘텐츠가 있다면 미리 주제 적합성을 다시 검토해보는 편이 안전해요.
이 정책은 구글이 운영하는 여러 스팸 정책 중 하나일 뿐입니다. 링크를 주고받는 방식의 문제는 블로그 이웃 품앗이, 검색 순위에 도움 된다는 착각을 다룬 글에서, 콘텐츠 자체의 가치 문제는 애드센스 "가치가 낮은 콘텐츠" 경고를 다룬 글에서 각각 짚었으니 함께 점검해두면 전체 그림이 잡힙니다.
다음에 원고 대행 제안 메일이 도착하면, 원고료를 확인하기 전에 이 정책부터 한 번 떠올려보시길 바랍니다. 순위를 빌려주는 대가는 생각보다 클 수 있으니까요.
출처
- Google Search Central, "Google 웹 검색의 스팸 정책" (Site reputation abuse 항목) — developers.google.com
- Google Search Central Blog, "Updating our site reputation abuse policy" (2024.11.19) — developers.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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